제 757 호 우리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방문하다
장애인의 사회적 권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우리 대학에도 불편함을 가진 학우들이 있다. 대학은 평등한 교육의 장으로서 장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지원할 책임이 있다. 이에 우리 학교의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짚어본다.
▲장애학생지원센터<위치: H211>(사진: 신범상 기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올해 3월부터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담당 김혜경입니다. 사실 저도 이 부서에 발령받기 전에는 센터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지금도 알아가는 과정이긴 한데, 그런데도 센터를 더 외부에 드러내고 더 알려서 학생끼리 서로 도움을 주는 학교를 만들고자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Q: 우리 대학은 특별 전형을 통해 장애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교내에는 장애 학생이 어느 정도 재학 중인가요?
A: 우리 학교는 학생부 종합(특수교육 대상자 전형)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연간 7명 정도씩 특수교육 대상자 전형으로 학교에 입학합니다. 현재 2025학년도 2학기 기준으로 22명이 재학 중입니다. 이 외에도 휴학 중인 학생도 있고, 특수교육 대상자 전형이 아닌 일반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도 있습니다. 일반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은 저희가 인원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일반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의 경우 장애 등록을 개인이 신청해야 등록하고 지원을 할 수 있는데, 이를 원치 않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따라서 현재 공식적으로는 22명의 학생이 재학 중입니다.
Q: 장애학생지원센터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장애 학생을 지원하고 있나요?
A: 기본적으로 우리 대학에 입학한 장애 학생이 교육받거나 학교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어떠한 차별을 받지 않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기별로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 사항을 수요 조사하여 지원
2. 교육 및 학습 지원, 생활 지원, 보조공학기기 대여, 수강 신청 및 졸업 사정 지원, 학과와의 소통 등 학습권 보장
3. 청각이 불편한 학생을 위해 속기사 및 근로 학생을 선발하여 수업 내용 대필
4. 장애 학생의 부담을 줄이고자 학기별 장학금 지급
5. ‘그룹 톡(Group Talk)’을 통해 취업이나 학생 지원 활동 프로그램 등을 공유
6. 1:1 면담을 통한 소통으로 학생 개인별 문의 사항이나 정보를 제공
7.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매년 장애 인식 개선을 교육하여, 장애에 대한 이해와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
Q: 장애 학생이 우리 학교를 재학하면서 주로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A: 결국은 소통인 것 같아요. 학교나 학과, 혹은 수업에서 공지가 나가도 이 공지 사항을 빨리 파악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학생들이 제일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실제로 센터에 관련 문의도 많이 오는 편입니다. 가령 졸업 사정의 경우 “저 지금 몇 학년 몇 학기인데요. 졸업하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을까요?”라고 물어본다든가 또는, “학과에 특강이 있다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사항을 잘 모르겠어요.” 내지는 “학과에 특강이 있어서 들으러 가고 싶은데 혼자 듣기가 어려워요.” 등 정보를 전달하는 소통 부분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Q: 교내에 장애 학생이 이용하기 불편한 시설들이 있나요?
A: 제가 이 부분을 고민해 봤는데 불편한 시설은 당연히 많습니다. 일단 도보로 이동하기 힘들잖아요. 근데 그건 시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있습니다. 장애 학생이 교내 활동에 불편함이 없게 법령 기준에 맞도록 시설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교내 키오스크 장비를 차례대로 교체하고 있으며, 구성원 모두가 캠퍼스 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게 무장애 환경을 구축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학생회관에도 얼마 전에 점자블록이 추가된 키오스크를 설치했습니다.
Q: 장애 학생들을 지원하면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 센터 예산 부족, 근로학생 구인 등)
A: 1순위로 근로 학생 구인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장애 학생들의 경우 수업을 듣는 데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많습니다. 한데 근로 학생 섭외가 안 되거나 근로 학생이 갑자기 근로를 못 하는 상황이 올 때 수업을 지원하는 데 어려움 있습니다. 근로 학생이 구해지지 않으면, 장애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데 불편함이 생깁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Q: 장애인의 사회적 권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원센터가 아닌 학생 관점에서 장애 학생을 도울 방법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어떻게 보면 뻔한 얘기일 수 있는데 ‘먼저 다가가기’랑 ‘관심 가져주기’가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장애 학생들이랑 소통을 자주 하거든요. 근데 실제로 얼굴을 본 학생이 몇 명 없어요. 드러내지 않아요. 한 번은 근로 학생이 개인 사정으로 근로를 못 하게 된 경우가 있었어요. 결국 제가 장애 학생이 듣는 수업에 따라가서 수업 내용을 받아 적는 역할을 맡게 됐어요. 저는 드디어 우리 센터 학생을 보는구나 해서 연락을 했는데 누군지 본인을 밝히고 싶어 하지 않더라고요. 수업에 혼자 들어가서 여기 몇십 명 중에 한 명이 우리 학생이겠거니 생각하고 수업을 받아 적었는데 그때 약간 놀랐습니다. 근데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어요? 장애를 드러냈을 때 남들과 다르다는 괴리감을 받지 않았을까요? 그러니까 남들과 똑같고 싶은 생각에 드러내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근데 사실 다른 게 아니잖아요. 똑같은데 조그마한 불편함 차이잖아요. 아무튼 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개선되면 좋을 것 같아요. 장애 학생들이 먼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먼저 다가가 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Q: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우리 대학에서도 과거 장애 체험 활동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6학년도 ‘장애인의 날’에도 특별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장애인의 날을 타깃으로 한 행사를 할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없습니다. 대신 연례행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장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글귀 공모전’이 있어요. 학교를 돌아다니다 보면 화장실이나 벽면에 짧은 글귀들이 있잖아요? ‘우리 캠퍼스는 모두의 캠퍼스입니다.’처럼 장애 인식을 개선하는 짧은 글귀를 받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선정작은 교내에 게시할 계획입니다.
다음으로는 교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숨겨진 불편 찾기(가칭) ’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어요. 학교 구성원들이 교내에서 장애 학생이 불편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을 제보하는 활동이에요.
Q: 마지막으로 상명대학교 학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 있다면 남겨주세요.
A: 우리가 모두 서로에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편안하고 자유롭게 배움과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따뜻한 캠퍼스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서로 조금씩 관심을 두고 소통해서 모두가 똑같이 공부하고 똑같이 캠퍼스 생활할 수 있는 그런 학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신범상 기자